역시 방심은 금물입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0.56%, S&P500지수는 -0.09%로 하락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0.13% 상승했죠. 전날의 폭등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주춤했습니다.
이날은 긍정과 부정의 신호가 엇갈렸습니다.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에너지와 식료품 제외)이 5.0%로 전달(5.2%)보다 낮아졌다는 건 시장에 좋은 뉴스였죠. 인플레이션 압력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전날 시장을 열광케했던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뒷받침해주는 소식이기도 합니다. 근원 PCE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로도 알려져 있죠.
하지만 이날 발표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PMI가 49.0을 기록해 전달(50.2)보다 하락한 건데요. PMI는 50을 기준선으로 그 아래는 ‘제조업 경기 위축’, 그 위는 ‘경기 확장’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미국 제조업이 경기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이건 2020년 5월(43.5) 이후 처음이라는군요. 다시 말하자면 팬데믹 봉쇄가 한창이던 2년 6개월 전처럼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뜻. 이에 시장에선 ‘이러다가 진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겠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겁니다.
그만큼 시장이 민감하고 불안정합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이렇게 올려놨고 앞으로 더 올릴 텐데, 과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겁니다. 주요 기관들의 내년 증시 전망을 봐도 이런 시각이 엿보이는데요. JP모건체이스는 1일 “금융여건이 계속 긴축되고 통화정책이 제한적으로 바뀌면서 펀더멘탈은 악화될 거다. 2023년 상반기 S&P500지수가 올해의 저점을 재시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 얘기는 지수가 지금보다 12% 정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내년 하반기엔 증시가 회복해 2023년 말엔 S&P500지수가 4200선으로 올라설 거라고 본다는 점이죠.
“지속적인 증시 랠리를 위한 거시경제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마크 해펠 CIO)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블랙록 인베트스먼트 인스티튜트 대표인 장 부아뱅의 FT 기고문 내용을 참고할 만합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하는군요. “2023년엔 시장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10년 동안 이어질 강세장의 서곡이 될 거라 기대하진 마세요.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제적 손실이 시장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평가하는 겁니다. 주식의 가치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을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은 ‘비중 축소’의 시기입니다.” By.딥다이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