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8월 중순에 발효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의 11월 판매량은 1191대로 나타났다. 10월 아이오닉5 모델 판매 대수(1579대)와 비교하면 24.5% 줄어든 수치다.
기아의 전기차인 EV6 모델의 11월 판매 대수도 641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판매 대수(1186대)와 비교할 때 46% 줄었다.
아이오닉5와 EV6의 11월 판매 부진과 관련해 8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IRA의 여파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 추이를 살펴보아도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는 8월 1516대였으나 9월에 곧바로 1306대로 줄었다. 10월에는 1579대로 반등했으나 11월에는 다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아이오닉5는 IRA가 공포되기 직전인 6월과 7월에는 각각 2853대와 1978대씩 팔렸었다.
마찬가지로 기아 EV6는 8월과 9월에 각각 1840대, 1440대였던 판매량이 11월까지 하락세를 계속 이어왔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2567대와 1716대씩 팔린 바 있다.
IRA 여파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와 EV6 물량을 미국이 아닌 유럽이나 한국에 많이 공급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의 또다른 전기차인 니로EV는 10월에 미국 시장에 첫 공개된 ‘신차 효과’에 10월 판매 84대에서 11월에는 454대로 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주력 모델이 판매 부진을 겪었음에도 전체 차량 판매에서는 역대 미국 시장 11월 기준으로는 신기록을 써내려갔다. 현대차는 11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한 6만 3305대를 판매했다. 준중형 세단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가 1만 1040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산타페가 1만 955대 팔리며 지난해 동월 대비 136%, 64%씩 판매가 늘었다.
기아의 11월 총 판매량도 5만 6703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1% 늘어났다. SUV모델인 셀토스와 스포티지가 각각 4095대, 1만 554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해 52.3%, 143.7%씩 판매가 늘었다.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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