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월드컵 공식 파트너(후원사)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도 반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계약을 맺은 후원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공식 파트너’ 7곳(아디다스, 코카콜라, 현대차·기아, 카타르항공, 비자카드, 카타르에너지, 완다그룹) 중 하나다. 이에 월드컵을 포함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경기장 내 광고판(A보드) 이용 등 다양한 광고 권리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 대표팀 경기 뿐 아니라 카타르 월드컵 전 경기에서 브랜드 노출 및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전기차가 축구공을 몰고 가는 광고 등을 집행하고 있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이 폐막한 후 광고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이 당초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토너먼트에 진출하면서 광고 효과가 커졌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조별리그에서 일본이 세계 축구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이변이 속출하면서 월드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과 한국 국가대표팀의 성적 등을 감안하면 최소 수십조 원 이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FIFA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어 왔다. 현재 계약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2년 동안 총 2억4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2700억 원)를 매년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맺어져 있다. 현대차그룹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16강에 진출에 성공했던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약 8조6000억 원의 광고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광고 효과가 10조 원 이상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기장 내 A보드로 노출된 것만 따진 것이다.
실제 월드컵 기간 중 현대차·기아 브랜드는 글로벌 완성차 중 유일하게 노출되고 있다. 자국 완성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일본 축구대표팀조차 현대차·기아가 제작한 대회용 버스를 타고 숙소와 경기장 사이를 이동해야 한다. 월드컵 개최지 일대에서 진행되는 공식 거리 응원 공간에서도 현대차·기아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각 국 뉴스를 통해 방송되는 하이라이트 영상 등까지 모두 감안하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손잡고 만든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켐페인 음원 ‘세기의 골’은 유튜브에서만 700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각 국 축구팬들은 해시태그(#)에 GOTC(Goal Of The Century, 세기의 골의 영어 약자)와 함께 현대차, BTS 등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회 운영 차량으로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RV) 446대, 상용차 170대 등 총 616대를 제공했으며,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HEV) 차량 등 친환경차량 236대를 FIFA에 지원했다. 또한 카타르 현지에 2022 월드컵 특별 전시관 ‘FIFA 박물관’을 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보틱스 전문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이 현지에서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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