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6일 ‘전국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로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했지만, 단일대오를 구축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파업권을 가진 노조가 많지 않은데다 정부의 강경 대응 때문인지 파업권이 있는 노조조차 파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탓이다.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전국 15곳에서 ‘전국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화물 총파업 투쟁 승리! 윤석열 정부 노동 탄압 분쇄!’를 구호로 내건 민주노총은 이번 탄압이 화물연대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개혁을 빙자한 노동개악 추진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노총은 전국 화물연대 지역본부와 소통하면서 주요 거점별로 집회를 연다. 서울·경기지역 집회는 오후 2시 창말, 의왕테크노파크(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열린다. 인천지역 집회는 오후 3시 인청시청에서, 충북은 오후 2시 단양한일시멘트에서 진행한다.
또 △대전 오후 6시 타임월드 맞은편 국민은행 △세종충남 오후 2시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전북 오후 2시 군산수송동 롯데마트 앞 △광주 오후 4시 국민의힘 광주시당 △전남 오후 2시 허치슨포트광양컨테이너터미널 △대구 오후 2시 국민의힘 대구시당 △경북 오후 2시 포항 글로비스 네거리 △부산 오후 2시 신선대부두 △울산 오후 4시 태화강역 광장 △경남 오후 4시 국민의힘 경남도당 △강원 오후 2시 동해시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 △제주 오후 5시 제주시청에서 각각 집회를 계획 중이다.
민주노총은 세 과시를 통해 대정부 압박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노조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획득해야 하는데, 파업권을 가진 노조가 많지 않다. 그나마 파업권을 가진 금속노조 소속 일부 노조도 파업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제철 노조는 이번 파업에 불참 입장을 밝혔다. 사 측과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이들 주요 노조들의 불참에 파업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 그룹사 노조도 이날 임금·단체협약에 잠정합의하면서 파업을 유보했다. 노조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6일부터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와 함께 공동 파업을 하기로 했지만, 사 측과 임단협에 잠정 합의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포스코 양대 노조 중 하나인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지난달 28~30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아예 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하기로 했다.
노동계 한 인사는 “민노총 내부에서도 개별노조들의 이해관계가 제각각으로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단일 대오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정부의 ‘강경 대응’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타협은 없다’는 강경한 정부입장에 부담을 느끼는 노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시멘트에 이어 정유·철강 분야에 대한 추가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 발동 준비를 완료하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유·철강 분야 추가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율은 낮아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집회 참가인원은 5300명(24%)으로 출정식 당시 9600명(42%)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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