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 13일째, 민주노총도 전국동시다발 총파업 총력투쟁 대회에 나선다. 다만 파업권을 가진 노조가 많지 않고, 정부의 강경 대응에 단일대오를 구성하는덴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파업으로 민생과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조속히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시멘트업계의 경우 출하량이 빠르게 회복됐으나, 철강업계의 경우 피해액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며 정부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요구한 상황이다.
◇전국 민주노총 총파업…현장 참여율은 높지 않은 듯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6일 오후 전국 15곳에서 ‘전국동시다발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화물 총파업 투쟁 승리! 윤석열 정부 노동 탄압 분쇄!‘라는 구호를 내건 민주노총은 이번 탄압이 화물연대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개혁을 빙자한 노동개악 추진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노총은 전국 화물연대 지역본부와 소통하며 주요 거점별로 집회를 연다. 서울·경기지역 집회는 오후 2시 창말, 의왕테크노파크(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열린다. 인천지역 집회는 오후 3시 인청시청에서, 충북은 오후 2시 단양한일시멘트에서 진행한다.
다만 현장 참여율은 높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 과시를 통해 대정부 압박에 나선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계획이지만,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노조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획득해야 하는데 파업권을 가진 노조가 많지 않다. 그나마 파업권을 가진 금속노조 소속 일부 노조도 파업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제철 노조도 이번 파업에 불참 입장을 밝혔다. 사측과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이들 주요 노조들의 불참에 파업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강경 대응‘도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타협은 없다‘는 강경한 정부입장에 부담을 느끼는 노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폭력행위 용납 못해 조속해 복귀해달라”…강대강 대치 지속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민생과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화물연대는 불법행위를 멈추고 조속히 현업으로 복귀해달라”며 “불법에 타협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정간 강대강 대치 모습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행해지는 집단 운송거부는 결코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며 “더구나 이를 빌미로 행해지는 폭력과 불법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물 기사를 협박하는 내용이 담긴 화물연대의 현수막 사진을 올리며 “조폭행위, 당장 멈추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원 장관은 전날 민주노총에 대해 “조직적인 집단의 힘을 가지고 대화와 정상적 거래가 아닌 위협과 협박을 쓰는 것에 폭력이고, 조직적 폭력을 줄여 조폭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노동자가 합법적 법의 보호를 요청하는 것에 대해 가족과 공사장을 상대로 협박하는 행태는 무법지대고, 무정부지대고, 이에 그런 일들이 공사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몰상식하고 불법적이고, 조폭적인 행태를 제압하고 거래와 계약에 의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건전한 건설현장 운영과 노동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건설현장에서의 건설보호감독관을 근로감독관처럼 파견해서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게 이번 정부의 의지다”라고 덧붙였다.
◇철강업계 “업무개시명령 발동해달라”…피해규모 1조2000억원
철강업계는 시멘트와 같이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피해 최소화 ’마지노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출하 지연 철강재를 야적장과 보관창고에 적재하고 있지만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도로에 철강재를 쌓으면서 버텨야 한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제철소 내부 도로나 공터에 철강재를 쌓아뒀고, 결국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제품) 1∼4공장, 냉연 2공장 가동을 중단했었다.
이런 출하 차질 규모만 지난 5일 기준 1조2000억원(92만톤)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피해규모인 1조150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포스코의 출하 지연은 하루 2만7000톤(포항제철소 1만톤, 광양제철소 1만7000톤), 현대제철은 하루 5만톤에 달한다.
철강협회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국내외 철강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운송거부는 모든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수준”이라며 “화물연대는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을 수용하면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파업이) 일어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해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시멘트의 경우 출하량이 90% 가까이 회복됐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출하량은 15만9000톤으로 평소(18만톤)의 88.3% 수준을 기록했다. 화물연대 파업 12일간 누적 피해액은 1161억원이다.
시멘트 출하량은 화물연대 파업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평소 물량의 5~10%에 그쳤다. 그런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명령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25.4%로 올랐고 지난 1일 47.3%로 절반 가까이 회복했다. 이어 2일 63%, 3일 84.1%을 기록하며 정상 수준에 가까워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