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 읍내에서 차로도 10분 넘게 들어가야 나오는 작은 시골 마을 매원마을이 최근 몇 년 새 연간 8만 명이 방문하는 핫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매원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수제 햄버거 가게 ‘므므흐스부엉이버거’(므므흐스)가 일으킨 작은 기적 덕분이다. 2018년 남편의 고향인 왜관읍으로 이주한 배민화 므므흐스 대표는 폐허로 버려진 마늘 공장을 수제 햄버거 매장으로 개조해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므므흐스의 시작은 오랜 기다림 끝에 임신한 배 대표를 위해 남편이 손수 만든 햄버거였다. 알레르기가 심한 그녀를 위해 남편이 몸에 좋은 식재료를 공수해 만든 햄버거 레시피가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인기를 끈 것이다. 이를 지켜본 배 대표는 정크푸드로 알려진 햄버거를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메뉴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경남 밀양의 흑마늘진액, 왜관읍의 친환경 토마토 등 지역 농가에서 직접 조달한 건강한 식재료로 므므흐스만의 차별화된 햄버거를 만들었다. 므므흐스가 만든 16종의 수제 버거는 주변 미군 부대의 군인뿐 아니라 당뇨가 있는 임산부, 소화가 잘 안 되는 노인들까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햄버거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므므흐스의 월평균 버거 판매량은 6300개로 2022년 연매출은 7억 원에 이른다.
므므흐스는 ‘모든 날 매순간 행복한 사람들’의 초성을 딴 이름의 의미처럼 매장을 방문하는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신경썼다. 매원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고령의 손님들을 위해 큰 글씨로 상단에 주문 전화번호를 적은 명함을 따로 만들어 제공했다. 또 젊은 고객들과는 네이버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예약 주문을 받아 현장 대기 시간을 줄이는 한편 ‘ㅁㅁㅎㅅ’ 초성게임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활발하게 소통했다. 또 주말에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손님들을 위해 매원 한옥마을을 방문하는 산책 코스를 안내하고 인증 스탬프를 받아오면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므므흐스 고객의 평균 재방문율은 30%가 넘는데 이런 인기 덕분에 조용했던 매원마을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경험형 스마트 마켓 지원 사업’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으로 가족 고객의 버거 만들기 체험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우리 가족 버거 만들기’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가족 고객을 타깃으로 아이들이 직접 재료와 모양을 선택해 수제 햄버거를 만들고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사진 출력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배치해 체험이 끝난 가족이 기념촬영을 한 뒤 파일을 전송하면 므므흐스에서 자체 제작한 햄버거 마이스터 자격증과 함께 포토카드를 출력해 기념품으로 제공한다. 배 대표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함으로써 방문객 한 명 한 명을 므므흐스의 찐팬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배 대표의 최종 목표는 므므흐스를 맥도날드를 이길 수 있는 로컬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것이다. 그는 “로컬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만든 햄버거, 핫도그 등 건강한 패스트푸드로 로컬 중심의 프랜차이즈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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