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말에 임원을 그만두면 바뀌는 연금제도의 영향을 받나요?” “1969년에 태어났는데 연금 수령액은 어떻게 변하나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프랑스의 한 교원 노동조합이 마련한 연금개혁 온라인 설명회에는 전국 각지의 교직원 40여 명이 참석해 질문을 쏟아냈다. 설명회에 참석한 요한 루소 씨는 “정치인들이 30년간 연금개혁을 미루며 상황을 악화시킨 만큼 제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2017년 시도했다가 좌초된 연금개혁을 5년 만에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며 논란이 뜨겁다.
마크롱 정부가 정치적 역풍을 예상하면서도 개혁을 밀어붙이는 것은 그만큼 쇄신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공적연금 역할을 하는 직역연금은 직업과 직능에 따라 42개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다.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직역연금은 2030년까지 매년 100억 유로(약 13조78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연금 수급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2031년까지 65세로 늦추고 42개의 직역연금 제도를 단순화한다는 게 정부의 개혁 방향이다. 하지만 세대별, 계층별로 개혁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면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금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60, 70대 은퇴자들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반면 연금 수급 시기가 늦춰질 젊은층은 강하게 반발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파리 이탈리광장에서 열린 시위에서 만난 엘렌 씨는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기보다 고소득자 증세로 연금 재원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가 9월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5%가 정부의 연금개혁 재추진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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