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깨고 급전대출 받고…서민경제 “SOS”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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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11일 08시 18분


지난 11월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22.11.7/뉴스1
지난 11월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22.11.7/뉴스1
민생경제가 위태롭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보험을 깨거나 보험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고, 2금융권의 소액 급전대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23곳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올 하반기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6월말 13조8115억원(2조1980건)이었던 해지환급금액은 증가세를 거듭한 결과 올 9월들어 24조3309억원(3조3176억건)으로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을 해약해서 받는 환급액은 그간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어 손해를 보기 쉽다. 사고발생 시 보장받을 기회 역시 사라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깬다는 건 원금 손실까지 무릅쓴다는 것이기 때문에 해약 순위에서도 은행 예적금과 비교하면 보통 마지막 카드가 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원금손실’까지 감내하고 해약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는 점은 여러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 가운데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는 57.7%에 달했다. 전체 가구 중에는 적자가구가 25.3%로 전년 동기(21.6%) 대비 증가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셈이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86.50으로 2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크게 하회한다. 소비자지수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상황을 과거보다 좋지 않다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급전대출’ ‘불황형대출’에 문을 두드리는 서민들도 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로 단기간에 빌리는 대출이다. 법정최고금리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무릅쓰고서라도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서민들이 주로 찾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총잔액은 9411억9400만원으로 2017년 9월말(9539억5200만원)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불황형 대출의 대표격인 ‘보험약관대출’ 규모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보험사의 가계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65조7316억원으로 3월말 65조4608억원 대비 2708억원 늘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 수준에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해지환금금을 담보하기 때문에 본인확인절차 외에는 별도의 대출심사도 없고 중도상환수수료, 연체이자도 없다. 최고금리가 연 7%에 이르는 은행권 대출과 비교하면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손보·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기준 33개 보험사의 약관대출 평균금리는 연 4.13%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심사까지 없어서 보통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분들이 불황기에 약관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거나 이자 갚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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