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철강기업 동국제강이 설립 69년 만인 내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철강 부문은 열연과 냉연 사업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장세주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4세인 장선익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통과(의결)시켰다. 이 계획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향후 철강 사업에서 각각 열연과 냉연 사업을 맡을 신설 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가칭)으로 나뉜다. 그 위에 존속법인인 동국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기로 했다.
내년 5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되면 분할 기일은 6월 1일이다. 최근 8년간 이어진 동국제강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2014년 재무 건전성 악화로 KDB산업은행과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2015년엔 열연 사업을 하던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 담당 유니온스틸을 통합한 바 있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전략적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룹 전체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책무도 맡게 됐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봉강·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고로 제철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가동하는 전기로 제강 사업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냉연을 맡을 동국씨엠은 2030년까지 매출 2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운 컬러강판 사업 전문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인천공장 생산담당을 맡아온 장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본사에서 원자재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구매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 수업의 범위를 전략과 생산에 이어 구매까지 넓히면서 승계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장 전무는 현재 동국제강을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의 조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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