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내년 전국 집값이 올해보다 2.5∼3.5%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내년에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는 사람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전국 주택 3.5% 하락”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은 ‘2023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내년 전국 주택 가격은 3.5%, 아파트 가격은 5.0%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주택 가격은 2.5%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 역시 4.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주택 가격은 1.53%, 전국은 1.4% 하락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전세 시장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산연은 전국 주택 전세 가격은 4.0% 떨어지고, 서울 주택 전세 가격도 3.5%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월세 가격은 전국 1.3%, 수도권 1.5%, 서울 1.0% 등 모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말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주산연은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이 큰 내년 4분기(10∼12월) 중에는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나 강보합세로 바뀔 수 있다”며 “내년 주택 매매량은 올해보다 40%가량 많아지는 75만 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지난달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가격 변동률을 ―2.5%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집값 누적 변동률 전망치(―1.8%)보다 큰 낙폭이다. 내년 주택 가격은 수도권은 2.0%, 지방은 3.0% 떨어질 것으로 보며 지방의 위축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규제 완화책에도 고금리와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 경기 둔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부진해 거래가 활발해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지난달 ‘2023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모두 3∼4%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내년 집값 흐름과 관련해 “금리 앞에 장사가 없다”며 “결국 수요는 자기 자금이나 남의 자금을 손쉽게 빌려올 수 있는 유동성이 뒷받침돼 시장에서 돌아간다. 유동성 규모나 유동성 차입 여건이 많이 막혔다”고 진단했다.
○ 10명 중 6명 “내년에 주택 매입 계획 있다”
주택 매수를 계획하는 이도 줄고 있다. 1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지난달 16∼30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129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6명(60.2%)이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방이 202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에 주택을 매도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0.2%가 ‘있다’고 답했다. 이 역시 관련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에 집을 사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직방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 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며 “매도자도 급하지 않은 이상 서둘러 팔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매시장은 당분간 거래 공백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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