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논란]
법인세 개편안 3가지 쟁점
① 법인세 최고세율
② 최고세율 1%P 인하 효과
③ 법인세 내리면 혜택은
여야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10년간 한국의 법인세는 글로벌 흐름과 달리 인상돼 왔다. 법인세를 감면하면 투자가 더 위축된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국책 연구원장의 지적도 나왔다. 법인세 개편안을 둘러싼 쟁점 3가지를 분석했다.
①최고세율은 해외와 비교해 얼마나 높나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8년부터 세계적 흐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2011∼2021년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7개국(G7) 평균 최고세율은 26.7%에서 20.9%로 5.8%포인트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역시 지난해 21.5%로 2.2%포인트 하락했다. OECD 회원국 중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하한 곳은 24개국으로 인상한 곳(5개국)의 약 5배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율도 4.3%(2019년 기준)로 38개 회원국 중 6위였다. OECD 평균(3.0%)보다 1.4배 높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제 부담은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는 반론도 있다. 법인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기업의 각종 사회보험 부담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법인세가 한국보다 낮은 미국의 경우 총부담 비율은 36.6%로 한국(33.2%)보다 높다.
②법인세 인하가 투자를 유도하나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인세를 인하하면 투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는 건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법인세를 감면하는데 투자가 더 위축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추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혜택을 보는 기업이 전체의 0.01%인 초(超)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황상현 상명대 교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리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은 각각 2.7%, 4.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율도 대기업은 6.6%포인트, 중소기업은 3.3%포인트 증가한다. KDI 역시 최고세율을 3%포인트 낮추면 장기적으로 GDP가 3.39% 더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내놓은 ‘2022년 세법 개정안 분석’에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 각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 완화, 투자 증대 등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성장 증대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법인세 인하 혜택은 누구에게 가나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하면 1차적으로 대기업이 혜택을 입는다. 하지만 정부의 법인세 개정안에는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세율을 10%포인트 낮추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주식투자 보편화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가진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 KDI에 따르면 2020년 종합소득을 신고한 이들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2010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었다. 특히 종합소득금액이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사이인 이들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10년 동안 연평균 66.4%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이자소득이 연평균 4.4%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율 인하로 기업 실적이 나아져 배당이 많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만큼 개인들의 자산도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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