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는 연말 송년회가 줄을 잇는 대목이지만 빚 상환 때문에 신이 나지 않는다. 가게 홍보나 사람을 뽑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A 씨는 “내년이 더 어렵다는데 버틸 여력이 없어 폐업도 고민하고 있다”며 “대출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국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로 올해 수입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데다 앞으로의 경기 전망까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할수록 서민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자영업자의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평균 12.5%, 12.4%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당 기간 영업이 제한됐던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 나빠진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비용은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상환 원리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금은 9970만 원으로 자영업자 15.8%가 1억5000만 원 이상 빚을 냈다. 평균 대출 금리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오른 5.9%다.
10명 중 6명인 59.2%는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이 어둡다 보니 39.8%가 앞으로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저금리 대출 등 자금 지원 확대가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대책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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