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은 일자리 양극화…소상공인은 고용여력 無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0시 04분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2.11.14/뉴스1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2.11.14/뉴스1
구직자는 일자리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취업 빙하기’라는 말이 나오지만 제조업 기반인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은 없다.

◇“中企 갈 바엔 취업 안 한다”…원인은 임금격차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0인 미만 중소기업 구인은 22.1% 증가했지만 미충원 인력이 16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8000명(71.3%)이나 늘었다.

미충원율은 14.7%다.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의 미충원 인원은 1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0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충원율 5.6%로 300인 미만 기업의 3분의1 수준이다.

미충원 인원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대비 충원하지 못한 수를 뜻한다.

업종별로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운수·창고업(47.9%)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37.9%) △섬유·의복 생산직(37.0%) △화학·환경 설치·정비·생산직(30.7%) 등 운수 및 제조업에서 30% 넘는 미충원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전후로 구직자의 임금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임금·중노동 부문은 노동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밑도는 반면 고임금·고대우 직종에 구직자가 몰리고 있다.

통계청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조사결과(2020년 기준)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원인 반면 중소기업 월평균 소득은 259만원에 그쳤다. 평균 임금 차가 2배가량 나면서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됐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2.11.14/뉴스1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2.11.14/뉴스1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高) 지속에 소상공인 눈앞 캄캄

또 하나의 경제주체인 소상공인은 고용 여력 자체가 없다.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회복 추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실질소득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실질소득은 전년 대비 2.5%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1인·가족 자영업자는 0.7% 감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빅스텝(0.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로 전이되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는 소상공인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당장 생계위기에 몰려 고용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매출·수익 부진을 금융기관 대출로 메워 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3% 시대 도래 시 개인사업체 약 4만개, 소상공인 약 6만명이 추가 도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산업계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 촉진을 유도하는 장려금 확대, 연·월차 및 초과근무수당 제도위반 사업자의 관리·감독 강화, 직업훈련 강화 등이 거론된다.

소상공인 시장은 고용여력 자체가 없는 만큼 민생 정책 등 우선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은 정책적으로 안아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일손 충원이 본질적으로 어려운 하부산업은 이주 노동자 고용제한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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