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꼬치어묵’ 사라진 길거리…“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1시 34분


# 직장인 김모씨(27)는 ‘겨울철 서민간식’을 대표하던 붕어빵과 꼬치 어묵을 먹기 위해 노점상을 찾아 회사와 집 주변을 한참 동안 헤맸지만 파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며 이를 버티지 못하고 장사를 접은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겨울철 추위를 녹여주던 추억의 길거리 간식을 맛보지 못해 아쉬운 김씨는 따끈한 국물과 어우러진 어묵탕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겨울철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붕어빵·호떡·어묵 등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을 찾아보기 힘들어지면서 가정에서 직접 겨울철 간식을 만들어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로 전년 동기 대비 9.5% 상승했다. 이는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73개 품목 중 70개 품목이 1년 전보다 올랐으며 식용유가 42.8%, 밀가루 36.9% 상승하면서 큰 상승폭을 보였다. 조리시 원료로 쓰는 가스비 부담까지 늘면서 많은 노점들이 사라졌다.

서울 강남 등 주요 번화가에서 드문드문 붕어빵을 팔기는 하지만 한개 가격이 1000~2000원 정도로 비싸졌다. 치즈 베이컨 등이 추가로 들어간 프리미엄 붕어빵은 한개에 3000원에 달할 정도다.

이에 겨울철 길거리 간식을 아예 대형마트에서 사먹거나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만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이마트의 11월 이후(11월1일~12월9일) 가공식품 매출 가운데 호떡믹스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4% 늘어 백설탕과 밀가루 매출을 앞섰다. 이 기간 호떡믹스의 판매량은 10만개로 작년보다 2만개 이상 더 팔렸다.

같은 기간 통조림 팥과 붕어빵 팬 매출은 2배 이상 늘었으며, 완제품 붕어빵 상품은 20.2% 늘었다. 와플 메이커도 73.7% 신장했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으로 꼽히는 (군)고구마는 김장 재료가 가장 많이 팔리는 김장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무와 배추의 매출을 넘어섰다. 고구마 매출은 작년보다 38.8% 신장해 무 판매량보다 1% 높았으며, 배추보다 11% 더 팔렸다.

따뜻한 국물과 어우러진 겨울 간식 어묵도 같은 기간 매출이 13.6% 신장했다. 특히 프리미엄 어묵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삼진어묵 일품모듬, 클래식모듬 상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떡볶이 매출도 23.4%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가계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외식 메뉴 매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겨울 인기 간식들의 경우 가격 뿐 아니라 물리적 접근성도 낮아지면서 관련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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