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안 보인다”…‘노·도·강’ 집값, 끝없는 추락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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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가파르게 금리가 오르면서 매수 문의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전 거래보다 2억~3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 매수세가 집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집값이 바닥을 모르게 하락하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잇따라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의 실수요층 수요가 꺾이면서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

노도강 지역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59% 하락했다. 2012년 5월 한국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 5월 말 이후 28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도강 지역의 하락 폭이 전주 대비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전체 자치구 가운데 높은 수준이다. 노원구는 -0.95%에서 -0.85%로 하락 폭을 줄었지만, 전체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 도봉구는 -0.99%에서 -0.88%로, 강북구는 -0.87%에서 -0.75%로 하락 폭을 줄였으나 높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 문의가 한산한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간헐적으로 일부 급매성 거래가 기존 매물가격 하향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노도강 지역에선 기존 거래가보다 수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전용면적 59㎡)는 지난 11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 8월29일 9억8700만원에 비해 2억1700만원 하락했다. 또 지난 6월13일 10억1500만원에 거래된 노원구 하계동 청구1차(전용면적 84㎡)는 지난 9일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3억500만원이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노도강은 중저가 단지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집값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저가 단지들의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노도강 지역은 대출과 금리 인상에 민감한 수요층인 영끌족이나 갭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 곳으로, 잇단 금리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앞으로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추가로 금리가 인상되면 상대적으로 영끌 수요가 몰린 지역의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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