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7~9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이 낸드플래시 사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파운드리 매출이 낸드를 웃돈 것은 2017년 파운드리 분사 이래 처음이다. 파운드리 사업이 불황기에도 실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3분기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7조4881억원)로 집계돼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매출 43억 달러(5조7654억원)보다 많았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기 매출이 낸드플래시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D램(74억 달러)에 이어 반도체 부문의 제2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시황에 덜 민감한 수주 산업인 파운드리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저장장치 용도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기 변동의 큰 영향을 받는다. 또 주요 공급업체도 5개가 넘어 3개 업체가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는 D램과 달리 가격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다.
반면 파운드리 산업의 경우 경기 변화에 덜 민감하다. 메모리에 비해 적용 분야가 광범위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일반적이다. 또 설계(팹리스), 생산(파운드리), 포장(패키지) 등 생산공정이 분업화돼있고, 고객사와 장기간에 걸친 계약을 맺고 제품을 제조한다는 측면에서 경기 변동에 대해 비탄력적인 특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4월 2030년 파운드리 세계 1위를 달성을 목표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유도 경기 변동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메모리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파운드리 산업은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등 ‘맞춤형 칩’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0% 커진 1321억 달러(약 172조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