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한 달 뒤 20% 할인? 폭스바겐 소비자들 ‘부글부글’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4일 11시 58분


#지난달 폭스바겐 신형 세단인 ‘제타’를 인도 받은 고객 A씨는 이달 폭스바겐코리아이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자 ‘황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프로모션을 활용했다면 똑같은 차량을 출고가보다 18% 이상 싸게 살 수 있어서다.

지난달 차량 구입 당시만 해도 폭스바겐 영업점은 12월 할인 프로모션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며칠만에 할인 프로모션 소식이 나오자 A씨는 폭스바겐의 판매 꼼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폭스바겐코리아(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이 이달부터 내년 연식 변경을 앞둔 차량들을 최대 20%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차량을 출고받은 고객들은 똑같은 차량을 수 백 만원 더 주고 구입한 셈이다.

폭스바겐은 12월 한 달간 주요 차종을 큰 폭 할인하고 있다. 준중형 SUV 티구안 19%, 준중형 세단 제타 18%, 중형 세단 아테온을 19%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추가 할인까지 해줘 20~21%까지 할인 폭을 올렸다.

이 프로모션을 통해 이달 폭스바겐을 구입한 고객은 정상 출고가보다 최소 수 백 만원 이상 저렴하게 차를 살 수 있다. 폭스바겐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티구안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은 4790만원이다. 20% 할인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출고가는 3832만원으로, 정상 출고가보다 958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

문제는 지난달까지 대부분의 폭스바겐 차량 구매자들이 지난달까지 할인 프로모션 계획을 전혀 모른 채 정상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했다는 점이다. 한 달 전 티구안을 인도받은 소비자 B씨는 “연말 프로모션을 할 것이란 계획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할인 폭이 큰 지는 몰랐다”며 “자동차 딜러도 차를 팔면서 12월 할인 프로모션은 전혀 얘기하지 않아 1000만원을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C씨는 “현대차를 사려고 했지만 출고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 지난달 폭스바겐을 구입했다”며 “수입차는 무조건 연말에 사야한다는 주변 조언을 들었어야 했는데 후회가 크다”고 말했다.

기존 고객들의 반발이 이처럼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 폭스바겐이 12월 할인에 나선 이유는 올해 재고 물량 소진이 그만큼 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출시된 차량은 내년이면 연식이 변경돼 ‘구형’ 모델이 돼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과 영업점에선 할인을 통해서라도 재고 차량을 신속히 정리하는 편이 유리하다.

특히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신차 수요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폭스바겐 프로모션에 불을 당겼다는 분석이다. 2020년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우위 시장이었지만 최근 수 개월 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반도체 수급난이 개선될 조짐인데다 고금리로 신차 구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며 차량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전반에 신차 취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급난도 해결 기미가 보이고 있어 앞으로 6개월만 지나면 즉시 출고 가능한 차량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번 할인은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연말 할인 프로모션을 사전에 공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12월 할인은 모델별 재고와 수급, 시장 상황을 고려해 12월 직전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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