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1호기가 14일 본격적인 정식가동에 들어가면서 국내 원전 산업 재도약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초 2017년 상업운전에 들어가려 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 탓에 5년 만에 정식가동 단계를 밟게 된 신한울 1호기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신한울 1호기에 적용된 한국형 원전(APR1400)은 최초로 핵심기자재를 국산화했고 우리나라가 체코, 폴란드에 수출하려는 원자로와 같은 노형이다. 특히 신한울 1호기가 APR1400이 적용된 원전 중 가장 최근에 완공된 만큼 신규 원전 건설국가들의 관심도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국정과제인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 목표를 달성할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원전 부지에서 신한울 1호기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수출한 것과 동일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이 적용됐다. APR1400 노형은 기존 우리나라 주력 원전 모델이었던 OPR1000 노형을 개량해 발전시킨 모델이다.
그동안 타 국가 기술을 통해 제작하던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기자재도 ‘완전 국산화’ 기술로 만든 최초 원전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APR1400은 한국의 원전 기술과 원전 건설 능력을 세계적으로 알린 노형”이라며 “무엇보다 핵심기자재를 처음으로 국산화한 원전이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APR1400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도 인정받았다. 2019년 취득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이 대표적이다. 미국 외 국가에서 개발된 원자로가 NRC 설계인증을 받은 건 APR1400이 처음이다. 2017년에는 유럽 원전 건설에 필요한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도 받았다.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다.
더욱이 APR1400이 적용된 신한울 1호기가 정식가동을 시작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원전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울 1호기가 향후 체코, 폴란드 등으로 수출을 추진하는 원전과 같은 노형인 만큼 신한울 1호기의 성과가 원전 수출의 바로미터(잣대)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원전업계에선 신한울 1호기 가동이 기폭제로 작용해 지난 5년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무너진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관련 일감도 내년에 2조원 규모가 풀릴 예정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가동이 늦춰진 신한울 1호기, 건설 자체가 멈춘 3·4호기가 생명을 되찾는 순간”이라며 “탈원전 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본격적인 해외 수주에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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