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방산-디지털 등 패키지 수주… 제2 중동붐 개척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
원희룡 장관, 기조강연서 원팀 강조… “정부 외교적 지원 아끼지 않을 것”
“개별기업 협의체 있어야 힘 커져”… “해외 M&A로 사업 다각화” 의견도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22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 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11월 방문했을 당시 우리 기업이 50년 전 건설한 도로가 여전히
 새것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한국이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금융, 외교 지원 등을 결합해 ‘원 팀 
코리아’로 ‘제2 중동붐’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22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 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11월 방문했을 당시 우리 기업이 50년 전 건설한 도로가 여전히 새것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한국이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금융, 외교 지원 등을 결합해 ‘원 팀 코리아’로 ‘제2 중동붐’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국은 건설, 방산, 에너지, 디지털까지 패키지로 해외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입니다. 공공과 민간 건설기업, 금융이 함께 힘을 모으면 ‘제2의 중동붐’을 이룰 수 있습니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동아일보와 채널A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해외 건설 3.0시대, 글로벌 확장과 도전’을 주제로 개최한 ‘2022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에서는 글로벌 해외 건설 수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쏟아졌다. 이날 참석한 정부와 국회,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어떻게 ‘원 팀 코리아’를 이뤄 고유가 시대 성장세를 보이는 해외 건설시장을 선점할지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 “저부가가치 산업으로는 승산 없어… ‘원 팀’ 패키지 수출 나서야”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원 장관은 1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고유가 시대가 오면서 사우디에 오일머니가 하루에 1조 원씩 쌓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가 이 돈을 갖고 에너지, 인프라, 국방, 디지털 전환을 화두로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 미래를 위해 투자하려고 세계를 다니는데, 이 경쟁에서 우리가 뒤처져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그들이 한국의 미사일, 자주포, 통신 등을 원하는 만큼 협업에 대한 완벽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내년 세계 건설시장은 약 14조 달러 규모로 올해(13조4446억 달러)보다 4.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 성장률이 14.4%로 가장 높았고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가 뒤를 이었다.

원 장관은 앞으로는 개별 업체가 저가 수주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는 대신 ‘원 팀 코리아’를 이뤄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보증을 통한 신뢰, 공기업의 경험치, 민간의 기술력을 모아 수주 역량의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우디의 웬만한 건물은 한국이 지었다고 할 정도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금융과 공공이 기업과 함께 진출하면서, ‘고공 외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직접 만난 것도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친환경·저탄소 공법-원전 건설 등 해외 수주 트렌드 급변”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해외 건설 트렌드에 맞춰 수주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해외 건설 트렌드는 크게 4가지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흐름에 발맞춘 친환경·저탄소 건설 △원자력발전 수요 급증 △금리 인상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도 하락 및 정책금융 중요성 강화 △디지털 트윈, 모듈러 공법 등 신기술 적용 등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장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사우디 네옴시티,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등 대형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며 “금융 경쟁력 강화에 더해 젊은 인력이 해외 건설업으로 유입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 수주 이후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마련, 중소기업 지원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적극적 M&A로 경쟁력 길러야”
해외 건설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현지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스페인의 건설 기업 ACS는 독일 건설사 호흐티프를 2010년 인수한 후 해외 매출액이 65억6200만 달러에서 2012년 427억7200만 달러로 급증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 건설 수주액 중 국내 상위 10대 기업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향후 진출 분야 기업이나 진출국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 M&A를 통해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펴고 있다”며 “한국은 최근 해외의 중소 규모 기업과의 M&A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재원 확보, 기업 문화 차이, 역량 부족 등으로 대규모 M&A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적극적 M&A를 통해 사업 기획 및 개발 능력과 건설 이후 운영 능력까지 기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축사에 나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주요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면서 쌓아온 신뢰와 세계적인 기술력을 통해서 제2의 중동붐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며 “저 역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원 팀 코리아’가 해외 건설 수주를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충재 원장, 한국주택협회 김재식 상근부회장,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부영그룹 한미글로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건설#방산#디지털#패키지 수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