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공시가 하락]
정부, 양도-종부세 이어 최종 논의
야당 반대-지자체 반발이 변수
다주택자에게는 집을 구입할 때 1주택자보다 더 많은 취득세를 물리는 중과(重課)제도가 시행 2년여 만에 본격적인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도입됐던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3종 세트’는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달 하순 발표하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방안을 담을지 최종 논의 중이다. 취득세 중과 완화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정부는 개편 여부와 시기 등을 계속 검토해왔다.
현재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집을 구입할 때 최대 12%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2주택자 취득세율은 8%, 3주택 이상 보유자와 법인은 12%다. 집을 3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이 10억 원짜리 집을 한 채 더 사면 취득세만 1억2000만 원(지방교육세 미포함)이다.
정부는 이를 2020년 ‘7·10부동산대책’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2019년까지 취득세는 주택 수와 상관없이 집값에 따라 1∼3%가 부과됐다. 7·10부동산대책 직전에는 한시적으로 3주택 보유자까지만 1∼3%를 적용했다. 집을 4채 이상 가진 이들에게는 4%의 취득세율을 매겼다. 정부는 최소 3주택 보유자까진 다주택자 중과를 없앨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제도까지 손질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부동산 시장 급락이 한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출금리 인상,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크게 꺾이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취득세 중과라도 풀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시장 흐름을 보고 규제를 강화했던 부분을 순차적으로 하나씩 덜어내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정부는 내년에 폐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실제 취득세 중과 폐지가 이뤄지기 위해선 국회에서 지방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169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폐지하기가 어렵다. 세수가 줄기 때문에 취득세를 징수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도 넘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면제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중과 역시 2주택자와 주택 합산 공시가격이 12억 원을 넘지 않는 3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없애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 취득세 중과를 포함한 이 세 제도는 지난 정부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려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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