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설비투자를 포함한 ‘캐펙스(CAPEX·자본적 지출)’을 가장 많이 집행한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2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The 2022 EU 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캐펙스는 전년보다 23.7% 증가한 370억7670만유로(51조4000억원)로 집계돼 조사대상 기업 2500곳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캐펙스는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한 지출비용을 뜻하는데, 공장 부지 매입비나 제조 설비 구매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는 페트로차이나(362억5960만유로), 사우디아라비언 오일(281억7000만유로) 등 자원개발회사보다 더 많은 금액을 쓴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인텔 179억4900만유로(24조9000억원), TSMC 267억5860만유로(37조1000억원) 등 반도체 업체들과 비교해도 격차가 큰 편이다. 다만 매출액에서 캐펙스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캐펙스 집중도’(CAPEX intensity)는 17.8%로 인텔(25.7%)이나 TSMC(52.9%)에 못 미쳤다.
이와 함께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R&D(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168억1280만유로(23조3000억원)의 R&D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6.5% 증가한 수치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톱(TOP) 50’에 들었다.
다만 올해 보고서에서 전 세계 순위는 6위로, 전년 4위에서 두 계단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자료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한 이후 ▲2019년 2위 ▲2020년 4위 ▲2021년 4위로 점차 하락하다, 올해는 지난 2012년 순위(5위)보다도 밀렸다.
삼성전자를 제친 상위 기업들은 ▲알파벳(구글) 278억6680만유로(38조6000억원) ▲메타 217억6850만유로(30조2000억원) ▲마이크로소프트 216억4220만유로(30조원) ▲화웨이 195억3380만 유로(27조2000억원) ▲애플 193억4840만유로(26조8000억원) 등 순이다.
지난해 상위 2500개 기업의 총 R&D 투자액은 1조939억유로(1515조3000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1조유로를 돌파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40.2%(822개)로 가장 많고, 중국 17.9%(678개), EU 17.6(361개), 일본 10.4%(233개) 등 순이다.
한국 기업은 53개 기업이 글로벌 2500대 R&D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30억8690만유로·57위) ▲LG전자(26억7690만유로·65위) ▲현대차(23억510만유로·79위)가 상위 100위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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