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이상 늦게 정기 임원인사
CEO 평균연령 57세… 1세 낮아져
LG 이창엽-신한 김혜주 외부 수혈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롯데그룹이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젊은 임원들의 내부 승진으로 인한 세대교체와 외부 수혈 등이 이어지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웠던 ‘새로운 롯데(뉴 롯데)’ 기치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해 35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55)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64)이 퇴임한 자리에 임명됐던 박현철 대표이사(62)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에 35년 이상 몸담았던 롯데지주 송용덕 부회장(67), 롯데렌탈 김현수 사장(66)은 물러났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는 김주남 전무(53·전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김재겸 전무(55·전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가 각각 내정됐다. 젊은 내부 인재 발탁으로 롯데의 최고경영자(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58세) 대비 1세, 사장 직급은 지난해 대비 3세가량 젊어졌다.
외부 인재 수혈 기조도 이어졌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55)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52)는 각각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홈플러스 출신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신세계 출신 정준호 백화점 사업부 대표를 앉힌 데 이어 올해는 모기업인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순혈주의 타파 기조를 이어갔다.
동시에 장기간 실력이 입증된 내부 인사를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안정을 꾀했다. 캐릭터 벨리곰 등을 자체 개발해 신사업 확장에 기여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62·사장)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53·사장)는 그룹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동했고,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이사(56·부사장)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보(36)는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신 상무는 올해 5월 롯데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로 임명된 후 신 회장과 동행하며 공식적인 경영행보를 보인 바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인사를 지난해보다 보름 이상 늦췄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안정보다 변화와 쇄신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영구적 위기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쇄신을 위한 정밀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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