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오고 있는 게 산타(랠리)가 아니라 경기침체인가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다우지수 -2.25%, S&P500지수 -2.49%, 나스닥 지수 -3.23%.
이날 증시에 충격을 준 건 소매판매 지표였는데요. 11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서 최대 감소폭이자, 시장 전망치(-0.3%)를 밑도는 건데요. 물가가 계속 오르고, 대출금리도 뛰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겁니다. “대부분 가계가 높은 이자율, 주택시장 침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경기침체의 가능성으로 어려워질 미래를 계획하면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컨설팅회사 컨슈머그로스파트너의 크레이그 존슨 회장)이죠.
소비자들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한 위기를 느끼기 시작한 셈인데요. 문제는 연준이 긴축의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는 점이죠. 전날 FOMC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서 내년 최종금리가 5.1%까지 오를 거라 예상했는데요. ‘연준이 물가 잡으려다가 경기 다 망치겠네’라는 불안감이 시장에서 점점더 커지는 겁니다.
참고로 이날처럼 나스닥지수의 하루 변동폭이 2% 이상이었던 거래일은 올 한해 84일이나 된다는데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3일)보다 시장이 더 출렁거린 겁니다. 2002년(=IT 버블 붕괴) 이후 20년 만에 최대이고요. 여러모로 올해 증시가 기록적이었다는 뜻.
전반적으로 뉴욕증시가 우울한 날이지만, 이날 아주 심하게 롤러코스터를 탄 종목도 있습니다. 바로 랑방(Lanvin, 티커 LANV)인데요. 칵테일 드레스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로 대표되는 랑방그룹이 15일 뉴욕증권거래소에 10억 달러의 가치로 데뷔했습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을 통한 우회상장입니다.
랑방은 2015년 중국의 포선 인터내셔널에 인수됐는데요. ‘중국 본토(상하이)에 본사를 둔 유일한 글로벌 럭셔리 그룹’이라고 합니다. 그동안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이직도 잦아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는데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온오프라인에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는 중국 본토에서 공격적인 성장을 준비 중. 홍콩 언론에 따르면 랑방은 이번 상장을 앞두고 현대백화점 패션 계열사인 한섬과 메리츠증권 사모펀드의 투자도 받았습니다.
랑방의 주가는 이날 거래 시작 직후 130% 급등하며 한때 22.81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이후 다시 극적으로 주가가 역전되면서 결국 시초가보다 25.6% 하락한 7.3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시각이 엇갈렸다는 뜻이죠. 소매판매 부진과 금리인상에 대한 걱정이 고조되는 지금이 패션기업 상장에 그리 좋은 타이밍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By. 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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