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51원 이상을 인상해야 한국전력의 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요금 역시 메가줄(MJ) 당 8.4원~10.4원 인상해야 한다고 전망하면서 내년 전기·가스요금이 올해 인상분의 2배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국회에 제출된 한국전력공사 경영 정상화 방안 문건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내년 기준연료비를 포함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1㎾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준연료비를 45.3원, 기후환경요금을 1.3원, 연료비 조정단가를 5.0원 인상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 경우 올해 인상분인 ㎾h당 19.3원의 2.7배가량이 오르는 셈이다.
산업부는 단기간에 전기요금을 올려야 적자 폭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전기요금을 내년 상반기에 많이 올리고,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올리는 ‘전고후저(前高後低)’ 방식으로 분산 반영할 경우 한전의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분기별 균등 분산을 반영할 경우 연간 적자는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 인상요인을 3년간 분기별로 균등 분산하면 영업 적자의 규모가 14조3000억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경우 사채 발행 한도도 1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요금 정상화와 비용 최소화 노력 등을 통해 내년이나 2024년 흑자로 전환한 뒤 2025∼2026년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2027년 말까지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가스공사 경영정상화 방안’도 국회에 보고했다. 산업부는 올해 4분기 8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년 도시가스 요금을 MJ당 최소 2.1원씩 총 4차례 혹은 2.6원씩 총 4차례에 걸쳐 올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MJ당 8.4원을 올리게 될 경우에는 2027년부터, 10.4원을 올리게 되면 2026년부터 미수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요금 인상 외에도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10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산업부와 한전, 가스공사는 이같은 내년도 요금 인상 방안에 대해 “이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로서, 부처 간 협의과정에서 서민 비용 부담 및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확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요금인상 수준이나 시기 및 기간 등은 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전날(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에 (전기요금 인상 등을) 전부 다 반영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서민이나 소상공인, 기업에 충격을 주면 안 된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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