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국가]〈3〉‘디지털 포용’ 정책
2020년 첫 설치 ‘디지털 배움터’… 스마트폰 등 기본적 IT기기부터
3D 모델링-개인영상 편집까지… 전국 1000여곳서 160만명 배워
대학 협력 AI인재 육성도 박차
지난달 8일 서울 도봉구의 ‘디지털 배움터’.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강사에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교육받고 있었다. 어르신들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선택하고 2장을 결제하는 상황을 가정해 서툴지만 차근차근 작동법을 익혀 나갔다. 이날 현장에서는 키오스크 교육과 함께 시민들에게 유튜브 영상 편집과 채널 운영 노하우를 전달하는 교육도 한창이었다.
○ 국민 누구나 디지털 혜택 보장
디지털 기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일상이 편리해졌지만, 어르신 등은 오히려 이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는 게 현실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비대면과 온라인이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활용을 보편적 권리로 보장하고 모두가 디지털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배움터는 전 국민의 디지털 사회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구축한 ‘디지털 포용 공간’이다. 2020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산간벽지를 포함한 1000곳에서 약 160만 명이 교육을 받았다. 스마트폰·키오스크 사용법 등 기본적인 정보기술(IT) 기기 교육을 포함해 3차원(3D) 모델링, 가상현실 헬스케어까지 심화된 학습도 제공한다.
정부는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국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 공공 와이파이를 확충하고 있다. 공공 와이파이는 올해까지 전국 5만여 공공장소와 3만여 대의 버스에 설치됐다. 내년부터는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보조기기를 보급하고, 장애인이나 어르신을 위한 ‘쉬운 키오스크 UI(이용자 환경)’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 어린이집, 학교, 경로당 등 다양한 생활공간을 디지털 접근이 용이한 ‘디지털 배리어프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난달 8일에는 방글라데시, 사모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 정부의 정보통신부 관계자들이 현장을 참관해 이 같은 한국의 디지털 포용성과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하산 메릴랜드 사하리아 방글라데시 정보통신부 국가 컨설턴트는 “디지털 포용센터 등 디지털 리터러시와 서비스들을 방글라데시에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재 육성
정부는 모두가 소외 없이 자유롭게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포용’과 함께 글로벌 디지털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인재 양성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부터 과기부가 선정하고 지원 중인 AI 대학원이 대표적이다.
1일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KAIST AI대학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해외 논문을 리뷰 및 발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석사과정생 이두현 씨(26)는 일일이 로봇에게 단계별로 동작을 가르치는 대신 특정한 목표 이미지를 부여하고 이를 목적으로 로봇이 행동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한 논문 발표를 진행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을 꿈꾸고 있다는 이 씨는 “문제를 기술로 풀어내는 창업의 과정과 논문을 통해 연구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AI 안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이들과 토론하며 배워 가고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2019년 고려대, 성균관대와 함께 국내 첫 AI대학원으로 선정됐다. KAIST는 AI대학원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AI 전 분야 및 머신러닝 분야에서 논문 수 기준으로 각각 세계 4위와 5위를 기록하며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주요 대학이나 글로벌 빅테크 및 국내 대형 IT 기업으로 주요 인재를 배출하기도 했다. 정송 AI대학원 원장은 “AI는 연구와 산업과의 연계가 강한 분야”라며 “좋은 인력을 보유한 학교와 방대한 데이터 및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과의 연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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