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생각하는 똑똑한 목재 소비법[기고/남성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0일 03시 00분


남성현 산림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올 한 해 산불 폭우 산사태 등 기후재난을 연이어 겪었다.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숲은 더욱 중요하다. 나무는 살아있는 탄소흡수원이며 수확된 목재는 탄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 60년간 세계 1인당 산림면적은 1960년 1.4ha에서 2019년 0.5ha로 60% 이상 줄어들어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이용에 대하여 관심이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불법 벌채량은 상당하다. 인터폴은 2016년 불법 벌채와 관련 범죄로 인한 손실 비용이 매년 510억 달러에서 152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하였다. 불법 벌채와 유통을 방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합법적으로 수확된 목재만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는 범지구적인 차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불법 벌채가 이루어지지만 그 목재는 여러 국가로 반출되는 초국가적인 거래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중심으로 불법 벌채 목재의 반입을 막는 제도 도입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목재수요의 84%를 수입에 의존하는 목재소비국으로 미국, EU 27개국, 영국, 일본에 이어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를 2018년 10월 1일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수입업자는 주요 목재제품을 수입하는 경우 통관 전 목재가 합법적으로 수확되었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여야 한다. 순적합률은 도입 초기인 1919년 10월 63%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 94%에 이른다.

산림청은 안정적인 정착 현황과 날로 커지는 환경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2023년에는 미국, EU 등과 마찬가지로 검사대상을 목재 펄프류와 보드류 등으로 확대하여 불법벌채된 목재의 유입 차단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2021년 목재수입액 5억5000만 달러를 기준으로 수입량의 절반 수준인 51%만 합법수확 여부를 검사했지만 앞으로는 87%로 확대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위조, 오기 등 서류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서류와 현물의 일치를 확인하기 위한 수종식별 및 현지실사 체계를 지속해서 개발하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수입 목재류의 합법성 관리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지속적으로 산림자원을 조성하고 국산 목재 이용을 확대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국산 목재는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수입재에 비해 운송과정이 짧아 탄소배출이 적고, 국제사회는 국내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목재제품의 탄소만을 탄소저장량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갖는다.

앞으로도 산림청은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목재 소비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소비 요구에 부응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선도적 역할 수행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푸르른 지구를 위하여 국내외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목재교역질서 확립에 앞장서는 여정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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