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기아 신공장 건설, 첫삽 뜨기 전부터 ‘난항’…‘노노 갈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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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19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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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기아가 27년만에 국내에 짓기로 한 신공장 건설이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전기차 생산 규모를 두고 노사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인데 업계에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노조의 요구가 무리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아 노조 안에서는 일부 강경파와 집행부 간의 입장 차이가 발생하며 ‘노노 갈등’까지 생겨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금까지 10번의 실무협의와 4번의 본 협의 등 총 14차례에 걸쳐 기아 신공장 건설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사측과 노조는 신공장 생산 규모 등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던 신공장 관련 고용소위 5차 본협의는 일부 노조 소속 강경파 대의원들의 교섭장 봉쇄로 열리지 못했다.

앞서 기아는 지난 5월 경기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1997년 화성3공장 건설 이후 27년만에 기아 국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신 공장은 내년 3월 착공해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으로, 우선 2025년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한다.

기아의 신공장 건설은 ‘글로벌 PBV 1위 브랜드’ 도약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톱티어를 향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의 전기차 신공장 등을 발판 삼아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00만대(현대차 187만대·기아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 글로벌 전기차 톱티어 브랜드로의 도약을 공언했다.

그러나 기아 신공장을 두고 벌어지는 노사간의 갈등으로 기아 등이 밝힌 청사진에 먹구름이 끼는 분위기다. 노사가 기아의 신공장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은 신공장의 생산규모다.

사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로 공장을 짓고, 향후 상황에 따라 15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노조 측은 고용 안정 등을 이유로 생산 규모를 처음부터 20만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신공장 안에 동력계 모듈 공장을 추가 배치하는 것과 외주화한 차체, 도어 공정을 내재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아 노사 단체협약 제47조에 규정된 대로 신프로젝트 개발, 신기술, 신기계(자동화) 도입 등은 노사 의견에 의해 일치해 진행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노 갈등’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집행부의 경우 교섭을 통해 노사 간의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강성파는 교섭에 앞서 생산량에 대한 확답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끝내 열리지 못했던 5차 본협의도 일부 강경파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노조간의 갈등에 따라 기아 신공장 건설이 지연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물량 확보 등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노조 측이 주장하는 공장의 생산규모는 현재의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안정을 위해 노조가 좀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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