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하락에도 근원물가는 상승…내년 전기요금 인상”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20일 10시 04분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월 정점을 기록한 후 점차 낮아지고 있는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이 10~11월 5%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내년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근원물가가 3%대 아래로 내려가는 등 오름세가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1월 기준 4.3%로 나타났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 3.9%에서 8월 4.0%로 4%를 돌파한 후 9월 4.1%, 10월 4.2%, 11월 4.3%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한 기준으로도 11월 4.8%를 기록하는 등 7월(4.4%) 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최근 외식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진 데다, 국내 경기 하방 압력도 커지면서 근원물가 오름세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이 각각 3.6%,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8월 내년 전망치(3.1%)를 하회하는 수치다.

한은 관계는 “지난 2년여간 근원물가 오름세는 하방경직성이 큰 외식 등 개인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는데, 최근 외식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며 근원물가 오름세도 조만간 둔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긴축에 따른 국내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근원물가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은 추정 결과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는 10월과 11월 각각 5.0%, 5.1%로 5%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됐다. 관리물가는 정부의 직·간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 공공서비스, 전기·가스·수도, 휴대전화료 등의 가격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지수내 가중치가 약 20%에 달한다.

관리물가는 하반기중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추가 인상(7·10월)되고 고속·시외버스(11월)도 인상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는 근원물가 중 관리물가로 분류되는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0%대 수준으로 여타 근원품목의 물가상승률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연초 3%대에서 가파르게 높아져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후 5%대로 다소 둔화 됐다. 올해 1~11월 누적 소비자물가는 5.1% 상승해 한은 물가안정 목표(2.0%)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인상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상당폭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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