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돼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이 총재는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 및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먀 “불확실성 요인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여러 상방 리스크들이 상존해 있어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줘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며 “특히 내년중 전기요금 인상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고,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는 성공 여부에 따라 물가 흐름에 상방과 하방 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방역조치 완화가 성공적일 경우 중국경제의 회복이 빨라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감염병 상황을 악화시켜 오히려 중국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는 에너지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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