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꽁꽁’]
미분양 등으로 신용 건전성 악화
금감원, 위험 노출액 모니터링 나서
증권사들도 부동산 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얼어붙었던 시장의 냉기는 조금씩 가시고 있지만, 자금 경색의 진원지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PF 사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 증권사들이 내년 초 사업장 상황에 따라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투자의 위험도가 높은 중·후순위 위주로 투자해 부실 위험이 크다.
20일 한국신용평가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24개사 대상) 합계 브리지론 규모는 8조2000억 원, 본PF 규모는 19조3000억 원이었다. 부동산 PF 대출은 크게 본PF 대출과 브리지론으로 구분되는데, 브리지론은 본PF 대출을 받기 전 부동산개발사업 인허가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 초기 단기 대출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과 본PF 비중은 39%로 절반을 소폭 밑돌았다.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과 본PF 비중은 메리츠증권이 88%, 하이투자증권이 86%, 다올투자증권이 85%로 높은 편에 속했다. 한신평은 중소형사의 경우 중·후순위 위험 노출액이 많고, 브리지론의 비중도 상당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 부동산금융 담당 임원은 “대형 증권사는 선순위 위주로 투자해 위험이 관리되지만, 중소형사는 사업성이 안 좋아지면 부실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우선 부동산금융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와 최근 PF 대출이 크게 늘어난 캐피털사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개별 사업장의 미분양 등 사업성 악화가 신용공여(대출, 지급보증 등)를 해준 증권사나 캐피털사의 건전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은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만기 도래에 따른 시장 수요에 맞춰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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