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이 올 연말 예년과 같이 별도 종무식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수 년째 종무식을 갖지 않아 기업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이는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대신 새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휴가 등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거나 내년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0년대 말부터 별도 종무식 없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기보다 내년 준비에 분주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혹독한 경영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2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돌파구 마련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23일에는 베트남 하노이 대형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이 열리고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를 소화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다음달 2일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주재로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시무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경 사장은 올 1월에도 경영진 및 임직원 100여 명과 함께 시무식을 열어 새해 다짐과 직원 격려를 했다.
SK는 그룹 차원의 종무식 없이 각 조직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전에는 최태원 회장과 경영진들이 연말 그룹 사옥인 서린빌딩 각 층을 돌며 직원들에게 송년 인사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신년회도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신년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갈음할 전망이다.
현대차도 종무식은 없고 창립기념일(12월 29일)을 맞아 30일 전사 휴무를 가질 예정이다. 신년회 계획은 당장 정해진 건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대면 신년회를 다시 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신년회는 ‘현대차그룹 파크’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열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26~30일 권장 휴가 기간을 갖는다. 구광모 회장이 이미 20일 신년사 영상을 찍어 LG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LG는 2020년부터 전 세계 구성원들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신년 메시지를 공유받을 수 있도록 오프라인이 아닌 디지털 신년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한화도 각 계열사 자율에 맡기는 가운데 실제 종무식을 갖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년사는 원래 김승연 회장이 계열사 고위 임원들과 떡국을 함께 먹고 발표를 해왔으나 코로나19 이후 축소됐다. 내년에는 다시 열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
롯데는 지난해 연말과 올 초 종무식, 시무식 모두 진행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가 잦아든 만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종무식 없이 다음달 2일 시무식만 연다. 최정우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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