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2나노급 D램 첫 개발… “1초에 30GB 영화 2편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2일 03시 00분


기존 D램 대비 처리속도 2배 빨라
생산성 20%-전력 효율 23% 향상
“기술 격차로 반도체 위기 돌파”
내년 양산… 데이터센터 등 공급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2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급 공정의 16Gb(기가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비록 ‘혹한기’에 접어들었지만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게 삼성 측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와 12나노급 16Gb DDR5 D램 호환성 검증을 마쳐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DDR5는 직전 세대인 DDR4와 비교해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차세대 D램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12나노급 DDR5는 통상 업계에서 ‘5세대 10나노급 공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선폭을 보다 구체적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신소재를 적용해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콘덴서)의 용량을 높이고 회로 특성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인 설계로 업계 최선단의 공정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반도체 회로를 더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멀티레이어 극자외선(EUV) 기술을 활용해 집적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생산성도 이전 제품보다 약 20%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대 동작 속도는 7.2Gbps(초당 기가비트)다. 이는 1초에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성능이 좋아졌지만 이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 전력은 약 23% 감소시켰다. 최근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 내년부터 양산된 제품들은 주로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차세대컴퓨터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내년 하반기(7∼12월) 가전 및 IT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황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의 활로를 뚫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출하량 중 DDR5 비중은 내년 20.1%에서 2025년 40.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며 DDR5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주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부사장)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은 본격적인 DDR5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뛰어난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로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제공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12나노급 d램#기술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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