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낮춰 잡았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3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보다 90% 가까이 급감해 최근 나타났던 ‘고용 있는 침체(Jobful Recession)’마저 곧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내년 성장률은 올해 2.5%에서 1.6%로 비교적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6월 내놓은 전망치(2.5%)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가 2%가 안 되는 성장률을 보인 적은 1960년 이후 네 차례뿐이다. 추 부총리는 “상반기(1∼6월)에 수출, 민생 등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세계 경제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0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수출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4.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교역 부진이 나타나는 데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336억3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8% 줄어 이미 석 달째 수출 감소가 확실시된다. 다만 내년에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인 6.4% 줄면서 경상수지는 210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취업자 수는 1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81만 명)보다 88% 줄어든 규모다. 정부는 올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고용시장의 기저효과로 내년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점도 취업자 증가 폭을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수출 드라이브와 스타트업 코리아라는 2개 축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돌파하길 바란다”며 “경제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고용 창출과 물가 관리가 정말 중요한 복지이고 약자 보호라는 생각도 가지고 기재부가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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