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없다” 기대감 꺼지자…증시 떠나는 투자자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23일 11시 25분


연말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내 증시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기간인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20일 기준 5조3358억원으로 2거래일 연속 5조원대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12조4694억원과 비교하면 57.21% 급감한 수치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20일 기준 45조3633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하루 전 45조1316억6300만원으로 연저점을 갈아치운 바 있다. 연고점인 지난 1월27일(75조1072억9800만원)보다 39.91% 줄어든 규모다.

증권사 종합관리계좌(CMA) 잔고도 20일 기준 58조7109억8000만원 규모로 지난달 말 60조4167억5200만원보다 2.82% 감소했다. CMA잔고는 올해 들어 월말 기준 60조원대를 줄곧 유지해온 바 있다.

이같은 흐름은 연말 북클로징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마지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 인상폭을 기존보다 축소했지만 내년 최종금리 상단을 5.1%로 높이겠다고 시사했다. 또 전날 한국은행 물가 설명회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로 해석돼 시장 금리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예·적금으로 흘러가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금리 영향으로 지난 10월 예·적금 규모가 46조원 가량 늘어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편제된 2001년 12월 이후 역대 최대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이날 현재 1년 기준 연 4% 후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2년 유예로 가닥잡혔지만 대주주 양도세 완화 논의는 매듭짓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처럼 10억원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면 뒤늦게 고액 자산가들의 회피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착륙 우려에 더해 연말 북 클로징 영향으로 거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두 시장 합산 거래대금은 한때 9조~10조원 초반대로 감소했는데 올해 영업일을 얼마 안 남겨둔 상황에서 장세는 급반전보다는 현상 유지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코스피는 전날 2330선을 넘지 못하고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뉴욕 증시 상승에 힘입어 0.5%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개인 매도세에 하락폭을 키운 탓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