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은행권 정기예금에 사상 최대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권고로 예금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어 가입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2일 기준 821조18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54조9359억 원)에 비해 166조2467억 원 급증했다. 2021년 연간 증가액(22조5283억 원)의 7배가 넘는 규모다.
5대 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도 10월 말 현재 965조318억 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만 186조608억 원 늘었다. 11월,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올해 연간 증가액은 2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올 들어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예금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정기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공행진을 하던 예금 금리는 최근 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권고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연 5%를 넘어섰던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최고 4.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축은행에서도 연 6%대 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5.42%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11월 기준금리가 올랐는데도 정기예금 금리는 떨어졌다”며 “예금자들의 금리 인상 요구가 커지고 있어 내년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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