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사라지며 수요도 줄어
올해 수차례 가격 올린 한샘-리바트
실적부진 이어져, 내년 또 인상나서
시장 침체에 리모델링 부문도 타격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가구업계가 리오프닝 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연이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가구를 교체한 이가 많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최근 원자재가격과 물류비 인상이 더해지면서 역마진 위기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주요 가구 업체는 내년부터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샘은 내년 1월 2일부터 부엌과 수납 제품 중 일부 모델의 도어·패널·몸통 품목을 평균 2.7% 인상한다. 현대리바트도 이날부터 침대·소파·의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인 ‘리바트 하움’도 주요 품목 가격을 평균 약 7% 인상한다. 특히 업계 1·2위 브랜드인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다른 가구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올해에만 수차례 주요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샘은 2월과 3월에는 각각 창호·도어와 부엌·바스 일부 품목, 마루·벽지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4월에는 침대·소파 책장 등 가정용 가구 가격을 4% 올렸다. 8월과 9월에는 각각 침대 프레임(5∼10%)과 한샘리하우스 주요 품목 가격(3∼7%)을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도 1월 주방·거실 가구의 가격을 평균 5% 올렸고, 6월과 9월에는 각각 주방·욕실과 주방가구 일부 품목을 인상했다.
가구 업계에서는 올해 내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이 예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샘은 2분기 영업이익(21억5800만 원)이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했고, 3분기에는 영업손실 13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리바트도 2분기 영업손실 2억8600만 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5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7%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가구 업계가 원자재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 이슈에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가구의 경우 원목을 가공한 목재 합판 등을 러시아, 북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목재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데다 환율과 컨테이너 운반비용도 크게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 업계는 품목에 따라 마진이 3∼10% 수준이다”며 “특히 가정용 가구의 마진은 3∼4% 수준으로, 최근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판매량도 저조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가구 교체 수요가 대거 발생한 만큼 소비자들이 앞으로 3∼7년간은 가구를 교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가구업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코로나19 기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구 구매가 크게 늘었던 바 있다. 특히 2020년에는 가구업계 연매출이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가구의 교체 주기를 약 5∼10년으로 보고 있다.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부문 역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공임비 비중이 높아 인건비 상승에 취약한 데다 주택시장 거래절벽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전입하는 가구 위주로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가 발생하다 보니 최근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연일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주택 거래량 등 주택 시장 침체는 가구업계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이사를 가면서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선택한다”며 “최근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거리 두기 당시 호황이었던 인테리어·리모델링 부문 매출까지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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