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가치 높이고 인간 생명 지키는 비주거 그린리모델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8일 03시 00분


국토안전관리원

사무실이 밀집한 빌딩은 일반적인 가정보다 훨씬 규모가 크므로 노후할수록 탄소배출량 역시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이 진행하는 그린리모델링은 에너지 효율 개선이 시급한 노후 건축물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건축물로 탈바꿈시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녹색건축정책이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민간이자지원사업이 진행 중인데 건축주가 은행을 통해 사업비를 대출받아 시행할 경우 이자의 일부(3∼4%)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을 통해 에너지 효율은 물론, 건물의 잠재적 가치까지 높인 사례를 소개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1955년 ‘금수장 호텔’로 개장한 앰배서더 호텔은 우리나라 최장수 민영 호텔이다. ‘호텔 역사의 산증인’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은 큰 네임밸류를 가지지만, 건축물의 노후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치명적 단점이 될 수 있다. 호텔은 2020∼2021년 2년간 모든 건물의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대대적인 외관 교체는 물론 LED 조명 보급 확대, 단열 성능 개선, 노후 보일러 교체 등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사업 이후 한국 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에너지 및 환경오염 부문 93%, 친환경 재료 및 자원 사용 부문 80%, 유지 관리 부문 90%라는 평가를 받으며 녹색건축물 인증 최우수 등급인 ‘그린 1등급’에 선정되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긍정적 효과는 호텔 이용객의 반응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시공 후 더욱 쾌적해졌다는 평은 물론 남산 조망과 인테리어가 훨씬 업그레이드됐다는 후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국외대의 지속가능한 도서관


“그린리모델링을 하기 전 공간이 너무 열악해서 학생들이 주변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였어요. 이렇게 많은 학생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지금은 환골탈태했죠.” 한국외대 도서관의 그린리모델링 담당자는 최신식 대형 북카페처럼 모던한 공간으로 바뀐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1973년에 준공되어 약 50년의 세월을 버틴 도서관은 낡은 외관과 시스템 노후화, 비효율적 에너지 성능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리모델링이 절실했으나 큰 금액이 필요하여 착공 결정이 어려웠던 차에 민간이자지원사업을 통해 이자를 지원받으면서 대대적인 공사를 단행했다. 단창 유리를 로이삼중복층유리로 변경하고, 벽체 내외단열, 지붕 단열 보강은 물론 저녹스 보일러, 히트펌프 등 냉난방 효율 개선을 위한 최적의 설계로 공사를 진행했다.

외대 도서관 그린리모델링 사업에는 소화배관 내진기능을 향상시키고 구조 안전을 고려해 증축까지 진행하는 등 그린리모델링 기술이 총체적으로 집약되었다. ‘지속가능한 도서관’으로의 도약은 작년 녹색건축대전 국토부장관상 수상으로 이어지며, 학교의 대내외 위상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렇듯 상가, 빌딩 등 노후화된 비주거용 건축물은 노후 정도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격하게 늘어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오가는 다중시설이므로 안전적 측면에서 보수·보강 등의 조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매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을 위한 탄소배출 감축과 인간을 위한 생명 지킴이라는 핵심 과제로서 노후 비주거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시급하게 확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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