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료, 가구당 월4000원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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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인상… 42년만에 최대 폭
올 물가 5.1% 올라 외환위기후 최고

내년 1월 1일부터 집에서 쓰는 전기요금이 9.5% 오른다. 4인 가구 기준 매달 4000원 정도 전기요금 부담이 늘게 된다. 요금 인상이 내년 물가를 더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9.5%)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2차 오일 쇼크가 닥친 1981년 이후 42년 만에 가장 큰 인상 폭이다. 한 달에 307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으로 평균 4022원 오른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동일하게 인상된다.

내년 1분기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됐다.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큰 데다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함께 오르면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어서다. 다만 2분기(4∼6월) 이후 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올해 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1% 올랐다.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2.5%)의 2배가 넘는다.

2분기이후 가스-전기료 추가 인상 검토




내년 전기료 9.5% 인상

소비자물가 0.15%P 끌어올릴 듯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 물가 비상


4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전기요금은 2분기(4∼6월) 이후에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30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년 2분기 이후에 얼마를 올릴지 하는 문제는 그때의 국제 에너지 가격,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와 수준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 폭은 당초 정부가 한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던 연간 인상분(51.6원)의 25%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단계적으로 요금을 현실화해 한전의 누적 적자를 2026년까지 완전 해소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51.6원을 전부 반영한다고 해도 내년 한전 적자는 1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부담이 커진 만큼 정부는 취약계층 약 350만 가구에 대해선 올해 월평균 사용량(313kWh)까지는 인상 전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313kWh를 초과한 사용량에만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내년 1분기 전력량요금 인상분(11.4원)을 3년에 걸쳐 3.8원씩 나눠 올린다. 인상된 기후환경요금(1.7원)까지 포함하면 내년에는 kWh당 5.5원만 오르는 것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내년 소비자물가는 0.15%포인트가량 더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전기·가스·수도 요금 인상 폭은 이미 올해 사상 최대였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보다 12.6% 올랐다. 이는 별도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전기·가스 요금에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전년 대비 6.0% 올랐다. 1998년(11.1%)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올해 외식비도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이 예고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이르면 내년 4월부터 300원씩 오른다.

#전기료#인상#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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