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면 애 안 낳는다…“1% 상승시 7년간 0.014명↓”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일 11시 50분


코멘트
집값이 1% 상승하면 그 영향이 최장 7년까지 이어져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2일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과 출산율 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에 적용해 시점별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해 주택가격과 출산율의 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또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동태패널모형과 국소투영법을 적용해 주택가격 상승이 합계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지속기간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주택가격 상승은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 반응이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0년대 들어서는 출산율 하락 반응이 4~5개월 빨라져 약 5~6개월 이후부터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 발생 이후 1~2개월 이내 출산율이 하락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 하락은 최장 7년 동안 지속되며, 1%의 가격 상승에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녀 출산은 그 자체로 많은 비용을 발생하지 않지만, 출산 이후 발생하는 양육, 보육,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에 따르면 생애기간 중 27세에 흑자(소득>소비)로 전환되며, 26세까지 1명당 6억 1583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의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주택과 같은 자산가격과 출산간의 경합관계는 강화될 수 있다는 게 백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상황으로 출산율 감소에 따른 중장기적인 인구감소, 사회의 지속가능성 훼손 등을 극복하기 위해 저출산의 원인 진단과 극복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는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 마련을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