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수출 성장세…올해 회복될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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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수출액이 하반기 하락 전환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에너지난으로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 적자까지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침체된다는 점에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기인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복 시점은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 달러(863조765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긴축 정책 등을 고려하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입액 증가로 무역 수지는 적자가 났지만,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국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액 자체 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수출액이 하락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상반기 3503억3000만 달러(약 445조304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났지만, 하반기 3334억1000만 달러(약 423조797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월별 수출액도 5월 이후 상승 폭이 줄더니 10월 하락 전환했다. 이 때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성 교수는 “해외 경기가 악화되면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침체됐다. 해외 요건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올해 (개선을 위해 우리도) 노력은 해야겠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에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세계 경제의 문제다 보니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지난달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문에서 수출액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29.1% 줄었다. 디스플레이 35.9%, 컴퓨터 34.6%, 무선통신기기 33.1%, 석유화학 23.8%, 철강제품 20.9% 등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출 성적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수출액이 줄고 적자도 더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일종의 ‘달러 박스’가 되는 부문에서 줄었다. 반면 2차전지는 27.7% 늘어났지만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현재 유동적이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 과연 올해 반등하는 것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당장에 쉽지는 않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등의 변수에 따라 회복 조짐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조 교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전쟁이 종식 국면을 맞이한다면 에너지나 원자재 분야가 진정될 것”이라며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그 때 생길 경기 침체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전략이지만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제조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 수출의 20~30%를 반도체가 차지하다 보니, 반도체 착시 현상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수출 실적이 좋다고 착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반도체는 물론 첨단·고부가가치와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분야까지 전반적으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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