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면서 1270원대에서 마감했다. 장중 위안화가 약세 전환한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외환당국의 외환수급 안정책 이었던 국민연금과의 통화 스와프와 수출입은행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종료 등이 작용한 이유로 보인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64.5원) 보다 8.1원 오른 127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259.5원에 최종 호가된 역외 환율(NDF)을 반영해 전거래일 보다 3.5원 내린 1261.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직후 1260.8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1250원대 하향 이탈을 시도했으나 하락폭을 줄여 가더니 오전 10시30분께 상승 전환했다. 이후 오후 3시 20분께 1273.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환율은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했다.
이날 새해 첫날을 맞아 서울 외환시장은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지만, 달러화는 전 거래일에 이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 5시 3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5% 하락한 103.23선에서 거래중이다.
달러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날부터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체결한 통화스와프와 수출입은행을 통한 조선사 선물 매도 지원이 종료되면서 환율이 오를 것이란 심리를 자극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국민연금과의 통화 스와프와 수출입은행을 통한 조선업체 선물환매도 지원이 올해부터 종료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공단과 100억 달러 한도내에서 통화 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수출입은행을 통한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당시 외환당국은 80억 달러 상당의 달러가 출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들어 급격하게 떨어진 환율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한 점도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거래일 연속으로 16.3원이나 하락했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54.3원이나 내려갔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30.93엔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는 다시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0.01% 상승한 130.95선에서 거래중이다.
중국 위안화는 장중 소폭 상승한 6.89위안선에서 거래중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엔·달러 환율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와 위안화 거래시간 연장 소식에 연말 랠리를 이어가며 큰 폭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3일부터 역내 위안화 거래 시간을 기존 오후 11시30분에서 오전 3시 마감으로 변경했다. 공식 종가 기준은 오후 4시30분으로 유지했지만 거래시간 연장이 위안화 국제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와 러시아 위안화 자산 구입 등 이슈로 위안화 강세로 작용했다.
지난주 나온 미 실업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18일~24일) 주간 실업청구 건수는 22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22만3000건)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여전히 노동 시장이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의 증가가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345.09포인트(1.05%) 상승한 3만3220.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6.06포인트(1.75%) 오른 3849.2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4.80포인트(2.59%) 뛴 1만478.09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1.53% 상승한 3.87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43% 오른 4.427%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그동안 환율 상단을 눌렀던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연말 상당부분 다 소화가 되다 보니, 1250원대 구간까지 떨어졌었다”며 “그동안 하락 속도가 워낙 가팔랐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환율이 1270원대로 다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원화 강세의 주 재료였던 위안화 강세가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달러 인덱스에 비해 원화 강세폭이 커졌던 상황이었는데 이에 대한 되돌림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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