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를 노리는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대만 타이난시에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식을 열고, 3나노 투자 규모를 1조8600억 대만달러(76조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3나노를 포함한 공장 2곳에 대한 총투자액이 400억달러(52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절반만 투입한다고 해도, 3나노 공정에만 최소 100조원을 쏟아부는 셈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3나노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TSMC의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코너링 추월 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너링 추월 전략은 곡선주로에서 안쪽을 파고들어 역전하는 것처럼 시장 변화기에 과감한 돌파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올해 반도체 업계 전반이 투자를 축소하는 등 생산 조절에 나선 것과 달리 오히려 꾸준히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지난 5월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관계사 합산 기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선제적 투자 및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시설투자가 약 54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에 47조7000억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삼성전자는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며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고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투자전략을 ‘쉘 퍼스트(Shell First)’로 정의했다. 클린룸(청정실)을 선제적으로 건설한 후에 향후 설비 투자를 집행해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EUV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와 평택캠퍼스 생산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를 적극 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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