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조업]
올해 첫 비상경제장관회의 개최
정부가 올 상반기(1∼6월)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임금을 주는 직접 일자리로 94만 명 이상을 채용하기로 했다. 올해 전체 직접 일자리의 90%가 넘는 규모다. 경기 둔화 등으로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고용 시장을 감안한 조치다.
정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첫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재정 신속집행 계획’을 의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초에는 고용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체 일자리 사업의 참가자 모집, 채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 내 관리대상 일자리 사업 예산의 70% 이상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관리대상 일자리 사업 예산은 14조9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10조4000억 원 넘는 예산이 상반기에 풀리는 것이다. 관리대상 일자리 사업 예산은 전체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중 구직급여 등 조기 지출이 어려운 사업들을 제외한 예산이다.
특히 정부는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올해 전체 직접 일자리의 90% 이상을 상반기에 채용한다. 올해 전체 직접 일자리는 104만4000명 규모다. 이 중 94만 명 이상을 올 6월까지 뽑는다.
올해 직접 일자리 사업 예산은 3조2244억 원으로 지난해(3조2079억 원)와 큰 차이가 없다. 당초 정부는 직접 일자리 예산을 약 1000억 원 줄이고, 규모도 98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7000명 축소하려고 했다. 그 대신 민간 일자리 지원을 늘리려 했다. 하지만 올해 고용 한파가 예상되면서 직접 일자리 규모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직접 일자리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보다 9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총지출 638조7000억 원 중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중앙재정·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 가운데 482조5000억 원을 신속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중앙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은 상반기에 각각 65%를, 지방재정은 60.5%를 집행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경기 둔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공공기관의 투자도 상반기에 최대한 빠르게 집행하기로 했다. 올해 주요 공공기관 27곳의 총 투자 규모는 63조3000억 원인데,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34조8000억 원(55%)을 6개월 안에 풀어 경기를 뒷받침한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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