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오는 3월부터 재택 근무를 사실상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 원칙을 세우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이어지면서 10% 수준이던 노조 가입률이 50%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메타버스 근무제’ 적용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반발로 일부 제도를 재검토한 바 있다.
◇ “사무실로 출근하세요”…재택근무 종료한 카카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1일부터 출근을 우선하는 근무제도인 ‘오피스 퍼스트’를 적용한다. 근무 시간은 하루 8시간에 한해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복귀한다.
카카오는 지난 7월부터 파일럿 형태로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를 실시해왔다. 직원이 원할 경우 완전 재택 근무도 가능한 형태였다.
특히 카카오는 전면 출근 전환과 함께 ‘격주 놀금’ 제도도 1월부터 없애기로 했다. 대신 매월 마지막주 ‘놀금’으로 전환된다. ‘리커버리 데이’인 마지막주 놀금 제도는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격주 놀금 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주말이라도 16시간까지는 무급이기 때문에 장애 대응을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협업, 커뮤니케이션 등 원격근무의 한계를 보완하고 개인의 업무 효율성과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재택근무 종료를 발표한 이후 공동체 중 한 곳인 카카오게임즈도 근무 형식과 관련한 사내 안내를 통해 재택 근무 종료 계획을 언급했다.
◇ 직원들 ‘부글부글’…노조 가입 직원 늘었다
카카오 직원들은 사무실 출근 전환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출근제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IT업계의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만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이에 그동안 노조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가입하고자 하는 직원들이 크게 급증했다. 크루들끼리도 “과반노조로 가야한다”,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등의 의견을 내며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 본사 직원 중 노조에 가입한 직원수는 전체의 5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가 사무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근무제 발표 직전까지 본사의 노조 가입률이 10%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카카오를 중심으로 노조 가입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무 방식 등과 관련해 누적돼 있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새로운 근무제도를 발표한 후 노조 가입자수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노조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20년 3월이다. 당시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포괄임금제 폐지 등에 대해 노동조합이 아니면 크루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카카오의 중요한 결정에 크루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고 불충분한 정보와 충분하지 않은 피드백을 통한 성과보상 방식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음성채널 연결과 주1회 오프라인 회의를 의무화하는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을 발표했다, 직원들에 반발해 재검토했다. 이후 오프라인 회의 등과 같은 ‘의무’ 규정을 권장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3월부터 원격이 기본이던 출근 방식에서 사무실 우선으로 바꾸는 것으로 재택근무를 원한다면 재택을 할 수 있다”면서도 “구성원들과의 오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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