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방위산업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K방산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호주, 유럽, 중동 등에서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한국산 무기를 찾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K방산 해외 수주 목표액을 170억 달러(약 21조6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주액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김호철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항공과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출을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방산업계의 수주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군용차량 개발업체인 오시코시디펜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인 미국 육군의 선택적유인차량(OMFV) 사업이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OMFV 사업은 M2 브래들리 장갑차 3500여대를 교체하는 미 육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과제로 총사업비가 54조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 육군의 K21 보병전투장갑차와 호주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레드백 장갑차를 기반으로 OMFV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며 제너럴다이내믹스, BAE시스템즈, 라인메탈디펜스 등과 경쟁 중이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스라엘·호주·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손잡고 개발한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으로 호주 육군의 보병전투장갑차(IFV) 교체 사업 수주에도 도전하고 있다.
호주 육군은 노후화한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랜드400 3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애초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로 지연됐으며,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일 라인메탈과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다만, 호주 육군의 장갑차 도입 규모가 기존 450대에서 300대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한 데 이어 노르웨이와 이집트 등에 추가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이르면 2025년까지 차세대 전차 배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현대로템 K2와 독일 KMW의 레오파드 전차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 최대 방산업체 콩스버그와 연합전선을 구축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핀란드·루마니아 등과 K9 자주포 수출을 협상 중이며, LIG넥스원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II(M-SAM2)’를 수출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도 수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말레이시아·콜롬비아·이집트 등에 경공격기 FA-50 수출을 타진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0월 FA-50 도입을 위한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정부도 방산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2027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돌파하고,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국내 방산 수출 규모는 약 17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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