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땐 세계 1위 삼성 위협…‘낸드 2, 4위’ 美-日업체 합병 협상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5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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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AI, 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 2020.06.01.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AI, 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 2020.06.01. 삼성전자 제공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군’이 현실화한다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1위 삼성전자와 이들 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4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양사를 하나의 상장회사로 키우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두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여서 협상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1년 8월에도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약 20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공급망 교란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등으로 반도체 산업에 겨울이 닥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룰 필요성이 더 커졌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금 조달비용도 급증하며 상황이 변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만큼 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두 업체 합병 논의에 불을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조 엔(약 10조 원)을 공동 투자해 일본 이와테현 기타가미시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고 있다.

블룸버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1위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 압박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하는 삼성전자는 치솟는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였고 이어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3분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추월해 1위가 되며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위가 된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 지배력이 높아지면 생산량 조절을 통해 시장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생산 원자재 확보 및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해져 영향력도 커진다.

당장 낸드 시장 2위 자리를 내놓게 된 SK하이닉스와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삼성전자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현재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에 4조 원을 투자하며 컨소시엄에 들어갔으나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라 현재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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