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사실상 중단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약 1년 반 만에 다시 추진된다. 다만 지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은 만큼 원활한 추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5일 환경부가 2021년 7월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완해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이 환경적 측면을 제대로 고려했는지 검토하는 절차다.
제2공항 사업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545만7000㎡ 일대에 4조8700억 원을 투입해 길이 3200m의 활주로와 터미널, 도로 등을 짓는 사업이다. 제주 항공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기존 제주국제공항이 노후하고 포화 상태에 이르러 박근혜 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지만, 환경부는 국토부가 기존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가능성, 소음 영향평가, 맹꽁이·두견이 등 법정보호종 대체 서식지 확보 등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며 평가서를 반려했었다.
이날 국토부는 당시 환경부가 제기한 반려 사유를 이번에 보완한 만큼 제2공항 건설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2021년 12월부터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에 착수해 각종 반려 사유에 대해 보완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국토부 측은 “현지 추가 세부조사를 시행하고 28차례 자문회의를 거치는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며 “환경부 협의 완료 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모두 공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의견을 공식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제주도지사로 재임하던 2019년 2월 “제2공항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제주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이용률이 2019년을 기준으로 98%에 이르는 등 포화 상태인 데다 2055년 기준 제주 항공 수요가 410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당초 2025년 개항을 목표로 2019년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한 뒤 2021년까지 본안과 보완서, 재보완서 등을 제출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다만 제주 내에서도 환경보호, 주민 피해 등의 이유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갈려 향후 원활하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제주도는 이날 “제주의 미래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국토부가 제주도와 사전협의나 공유조차 없이 협의 재개를 발표한 사항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반대단체인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등은 “강행 추진을 중단하고 보완서를 공개 검증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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