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하게 출발했던 증시에 연준 인사들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힘이 빠졌습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 -0.34%, S&P500 -0.08%, 나스닥 +0.63%.
지난 주 금요일 ‘임금인상이 둔화됐다’는 소식에 환호했던 미국 증시는 이날도 상승세로 장을 열었는데요. ‘임금 상승세 둔화→물가상승률 둔화→연준 긴축 속도도 둔화’라는 희망회로가 작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한 다음 오랫동안 머물러야 한다”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발언이 이날 연이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죠.
역시나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건 여전히 물가일 텐데요. 이번주 목요일(정확히는 12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밤 10시 30분)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12월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전달(7.1%)보다 하락한 6.6%일 걸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다가오는 FOMC(1월 31일~2월 1일)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치라서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번주엔 기업 어닝시즌도 시작됩니다. 13일 금요일에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델타항공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P500지수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마이너스 성장은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한편 정초부터 정리해고 소식이 줄을 잇는데요. 이번엔 골드만삭스가 직원 320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골드만삭스 직원 수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4만9000명이었으니, 직원의 6.5% 정도를 해고하는 겁니다. 투자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M&A와 IPO 관련 수수료가 크게 타격을 입은 데다, 자산가격까지 폭락하면서 골드만삭스는 이익이 급감했다는데요. 골드만삭스가 이 정도 규모로 직원을 해고한 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직원의 거의 10%에 해당하는 3000명 이상을 해고했죠.
다만 미국에서 화이트칼라에 대한 정리해고가 급증한 것과 달리, 블루칼라 노동자는 아직 해고 위험에 시달리지 않고 있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심스럽게 저임금 블루칼라 노동자들부터 해고됐던 이전의 경기침체기(2020년 봄)와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팬데믹 초기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대거 직장을 떠났는데, 이후 다시 일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같은 기간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렸던 기술∙금융 기업이 부랴부랴 인력 감축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죠. 취약한 저임금 근로자들의 고용이 아직 탄탄하다는 건 미국 경제엔 좋은 신호로 보입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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