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설… “손주-조카들 설빔 마련” 패션 특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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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가족모임 아동복 매출 급증
남성정장 등 고급의류 수요도 증가
해외 여행객 늘며 수영복도 인기
여행지-패션 매칭 서비스까지

엔데믹 설 명절을 앞두고 자녀, 조카 등의 설빔 선물 수요가 늘면서 모처럼 아동복 매출이 늘고 있다. 16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유아동 편집숍에서 손님이 아동 의류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엔데믹 설 명절을 앞두고 자녀, 조카 등의 설빔 선물 수요가 늘면서 모처럼 아동복 매출이 늘고 있다. 16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유아동 편집숍에서 손님이 아동 의류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서울에 사는 박모 씨(57)는 최근 조카가 딸을 낳으면서 할머니가 됐다. 박 씨는 다가오는 설에 조카 가족을 만나면 줄 ‘설빔’으로 신생아 턱받이와 고무패킹이 달린 양말을 준비했다. 올해 여섯 살이 되는 또 다른 조카손녀에게 줄 프릴 달린 드레스와 스타킹도 샀다. 박 씨는 “이번 설에는 한동안 못 본 조카손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며 “‘복덩이’인 아이들에게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엔데믹 후 첫 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지인을 만나는 사람이 늘면서 패션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간소하게 명절을 지냈던 것과 달리 지갑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중 이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 ‘셀프 설빔’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패션 특수’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아동복이다. 한 명의 아이에게 10개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이른바 ‘텐포켓’ 수요가 제대로 열리면서다. 1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1∼15일 아동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었다. 2∼15일 올해 첫 정기 세일을 진행한 롯데백화점에서도 키즈 매출이 15% 늘었다.

코로나 기간 미뤄 뒀던 상견례와 가족모임이 재개되면서 고급 의류 수요 역시 늘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1월 들어 객단가(고객이 한번 구매할 때 결제하는 평균 금액)는 9.7%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정장(13.9%), 구두(12.9%) 매출도 전년 대비 늘었다.

리오프닝으로 연휴 기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늘면서 수영복 수요도 뛰었다. 여름에 바캉스 준비하려고 사는 시즌 웨어 수영복이 시즌리스 상품이 된 셈. 티몬이 1∼15일 수영복 매출을 집계했더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6배 늘었다. 래시가드(143%), 아동용 수영복(257%)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아동용 수영복과 래시가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지난해 설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얘기”라고 전했다.

설빔 수요를 겨냥한 할인과 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W컨셉은 셀프 설빔 수요가 높은 의류, 신발, 액세서리 200여 종에 대해 ‘빠른 배송’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진행한다. 주문 제작이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은 배송 기간이 평균 4∼5일 소요되지만 명절을 앞두고 2일 이내 도착하는 빠른 배송을 확대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삼성물산은 ‘세뱃돈 받기’ 이벤트를 열고 쇼핑할 때 사용할 수 있는 100만 코인(원)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의류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여행과 패션을 접목한 서비스도 나왔다. LF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자사 쇼핑몰 LF몰에 전 세계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론칭했다. 항공권 예약 전문업체 ‘와이페이모어’와 연계한 서비스로 LF몰에서 예약과 발권을 진행할 수 있다. 여행가방, 휴양지룩, 호캉스룩, 골프여행, 여행뷰티템, 여행꿀템 등 여행 테마에 맞는 추천 상품도 선보인다. LF 관계자는 “방콕, 런던 등 각각의 여행지에 어울리는 패션을 소개하는 매칭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엔데믹#설#아동복#남성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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