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6년만에 적자 수렁서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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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영업익 41억 흑자 전환
토레스 등 판매 늘면서 실적 개선
곽재선, 회장 취임 뒤 개혁 이끌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할 것”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을 내며 6년 만에 분기 흑자를 냈다. 새로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조339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18일 공시했다. 쌍용차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건 2016년 4분기(101억 원) 이후 24개 분기 만이다. 쌍용차가 적자를 낸 6년 동안의 누적 손실은 약 1조2400억 원에 이른다. 이번에 발표된 잠정 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산된 결과로 결산이 마무리된 뒤 변동될 수 있으며 계열사 등의 실적이 반영된 연결재무제표 기반 실적은 다를 수 있다.

예년보다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며 실적이 개선됐다.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와 수출 판매량은 총 11만3960대로 1년 전보다 34.6% 늘어났다. 국내 판매 증가율은 21.8%, 수출 증가율은 61.0%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지난해 판매 실적이 ―3.1%로 역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특히 지난해 7월 선보인 토레스가 판매 6개월 만에 국내에서만 2만2484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상품성을 개선한 뉴 렉스턴 스포츠의 국내 판매량은 2만2905대로 집계됐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출시하기 전 낮 근무만 했지만 이후 주문량이 밀려들면서 주간 연속 2교대로 전환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주말 특근 근무까지 도입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을 계기로 쌍용차의 재무구조 개선이 본격화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년간 적자에 허덕인 쌍용차는 2020년 12월 감사 의견 거절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돼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는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운영자금 5645억 원, 인수대금 3655억 원 등 9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KG컨소시엄이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결정된 뒤 빠르게 경영 정상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법원이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를 23개월 만에 종결한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쌍용차 최대주주로 올라선 KG그룹의 곽재선 회장은 지난해 9월 쌍용차 회장으로 취임한 뒤 현장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988년부터 36년 동안 사용해 온 쌍용차의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하기로 하는 등 회사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쌍용차 사명 변경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올해 말부터 연 3만 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조립공장을 가동하고 베트남 시장 재진출을 통해 5년간 30만 대 규모 수출을 위한 논의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토레스 기반 전기차 U100을 시장에 내놓을 준비도 하고 있다. 곽 회장은 “쌍용차가 매출 증가를 통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와 총력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판매 물량을 증대하고 재무구조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흑자 전환#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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